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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의 해법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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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 7 29

이 논문은 [월간중앙] 2012 9월호에 게재된 것이다. 약간의 자구수정이 있었고 표제도 달라졌지만 여기에는 필자의 원문 그대로를 싣기로 한다.


 

유럽경제위기의 원인과 대책

지금의 유럽 국가들과 미국이 겪고 있는 경제위기를 재정위기 또는 부채위기라고 하기도 한. 빚이 너무 많으면 거덜이 나기는 가정경제나 국가경제나 마찬가지다. 그리스가 그 대표적인 예인데 정치인들이 인기와 표를 의식하여 국민의 추가적 세금 부담을 요구하지 않고 정부로 하여금 국채를 발행케 하여 복지정책을 확대해 왔다. 결과적으로 국가부채가 누적되어 국채의 원리금 상환을 위해 국채를 발행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니 외국 투자가들이 점차 이 나라 국채의 안정성을 의심하여 국채를 투매하기 에 이르렀다. 국책가격이 폭락하고 금리가 폭등하니 정부는 더 이상 국채발행으로 빚을 갚을 수 없게 되어 결국 국가부도 위기로 몰리게 된 것이다. 부채가 많거나 경제력이 약한 다른 나라들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아일랜드 등)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하여 여러 나라들이 연쇄적으로 재정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고 국제 금융과 무역의 굴러볼 네트워크를 통해 그 영향이 모든 나라에 파급되어 유럽 전체는 물론 미주, 아시아 국가들도 경제적 난국을 맞게 된 것이다.

이러한 경제위기를 극복하자면 세금을 더 걷고 정부 재정을 긴축하고 사회보장 등 정부 지출을 감축하여 국가재정의 균형을 회복하는 길 밖에 없는 것인데 국민들은 이에 따르는 부담을 받아드리려 하지 않고, 정부는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강도 높은 자구책을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 외국과 국제금융기관이 자금 지원을 하고 있으나 복잡한 내외   사정 때문에 유럽의 경제위기는 장가화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의 경제적 위기

유럽과 미국의 경제위기의 여파로 우리경제도 1091년 이래 경제성장률이 하강 추세를 걷고 있고, 금년도의 성장률은 2%도 어렵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우리 경제가 침체하고 있는 것은 세계적 경제위기 탓만은 아니고 우리 경제 자체의 구조적 취약점과 맛 물려 있다. BRICs (Brazil, Russia, India, China) 경제의 도약으로 우리의 전통적 산업이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데 중소기업은 새로운 산업적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수출이 성장의 버팀목이 되고 있으나 대기업의 소수 품목에 집중되어 있고 그나마도 소재와 부품의 수입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중소기업 생산을 통한 내수와 고용 유발효과가 적다. 뿐만 아니라 대기업의 지식기반 산업은 고용계수가 낮기 때문에 경제가 성장해도 과거와 같이 고용이 늘지 않는다. 한편 농업은 쇠퇴 일로에 있고 고령자들이 농업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세계적 금융위기가 엄습하니 총수요가 격감하고 결과적으로 실업이 늘고 가계부채가 위험수위에 있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부자와 빈자 사이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암울한 경제 분위기 속에서 TV 드라마의 영향 등을 받아 반 기업 정서가 팽배하고 재벌이 심판대에 오르고 있는 것도 오늘의 특징적 현상이다.

이러한 현실을 놓고, 자본주의의 종말이니, 국가운영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뜯어 고쳐야 하느니 하고 떠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경제민주화가 해법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전자에 대하여는 말할 필요를 느끼지 않으나 후자에 대하여는 한마디 할 필요가 있다. 경제민주화는 우리나라 헌법 119조에 근거를 두고 있는데 이 조문 제 1항은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 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한다고 선언하고 있고 제2항은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경제민주화를 위한 규제의 목적은
    (1)
균형 있는 국민 경제의 성장과 안정,
    (2)
적정한 소득의 분배,
    (3)
시장 지배와 경쟁력 남용의 방지와 경제주체간의 조화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헌법적 규정은 우리 경제체제의 정체성과 이념을 명시하고 있고 그것이 경제문제 해결의 지침이 되어야 함은 물론이나 구체적 경제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해답을 주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경제위기를 극복하자면 
    
(1)
장기적 구조조정과
    (2)
단기적 경기 대책이 병행해야 한다.
    
먼저 장기적 구조조정의 주요 과제는
         (1)산업구조의 개편,
         (2)
산업수요의 적응하는 인력개발,
         (3)
중소기업의 재활
         (4)
한국형 사회보장제도의 확립,
         (5)
분배양극화 방지
         (6)
기업집단의 정상화
         (7)
농업의 구조조정 등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차례로 짚어 보기로 한다.

산업 구조의 변화 방향 - 먼저 산업구조의 개편 방향은 서비스산업과 지식, 기술산업의 개발이다. 현재 각광을 받고 있는 지식기반산업도 서비스산업에 포함되는데 우리나라의 서비스산업은 부가가치 비중이나 고용 비중에 있어서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에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조사보고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서비스산업 고용비중은 2008년 현재 67.3%인데 미국은 81.6%, (2007) G7국가 평균은 74.9% 이다.

서비스산업 선진화와 고용확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서비스산업에 대한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서비스산업의 취업유발계수가 제조업의 2배 수준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제는 오히려 선행적인 서비스 산업의 발달이 제조업 성장을 주도하는 추세가 되고 있고 그런 까닭으로 선진국들은 서비스산업 개발을 위해 정부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우리도 서비스 R&D 투자 확대 등을 통해 서비스 산업의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는 한편 일부 서비스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연구개발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서비스업에 대해서도 제조업과 동일한 혹은 더욱 강력한 지원체제가 바람직하다.

인력 개발- 산업구조가 변화하면 인력 재 배치와 새로운 일력 개발이 딸아 가야 한다. 그런데 지금 실업이 가장 큰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노동자가 100만명을 초과하고 있는가 하면 중소기업은 기술인력을 구할 수 없어 경영에 어려움을 겼고 있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교육기능이 산업 수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세 가지 대책이 필요할 것 같다. 첫째는 부문별 인력 수급 장기계획을 수립하고 미 취업 인재들을 대대적으로 재교육하는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것이다. 둘째는 고등교육이 산업수요에 적응하도록 교육의 내용과 방법을 쇄신하는 것이다. 셋째로 대학 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이도록 부실 대학의 정리와 구조조정을 실행하는 것이다. 이점에 관련하여 반값 등록금은 모든 학생에 일률적으로 적용할 것이 아니라 특히 국가가 필요로 하는 학과 지망생, 가정이 가난해서 학비 조달이 어려운 학생에게 선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소기업의 재활- 산업구조의 변화가 전통적 제조업과 중소기업의 몰락을 가져왔는데 그들의 재활을 돕는 길은 기술능력을 향상시켜 신제품과 서비스 생산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확립하는 것이다. 필자는 그 옛날 대만에 갔을 때 중소기업기술연구센터를 방문한 일이 있다. 그 곳을 찾은 이유는 그 당시 대만은 미국의 NASA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데 우리 중소기업은 그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 센터의 입구에 들어서니 큰 간판이 걸려 있는데 어떠한 기술문제라도 반드시 해결해 드립니다.” 라는 문구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이 연구소는 자체연구, 국내 기술 연구소의 활용, 외국기술 도입, 대기업과의 공동 개발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중소기업의 기술 문제라면 반드시 해결해 주고야 만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에도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기관은 적지 않으나 과연 대만의 경우와 같이 지원의 초점이 분명하고 지원 방법이 철저한지는 의문이다.

사회복지 제도- 몇 가지 관련 통계를 국제적으로 비교해보면 우리나라 사회복지제도의 현주소를 알 수 있다.  OECD 통계에 따르면,

  1.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 (2008) 20.7%이고 OECD 평균치 26.6% 보다 낮다.
  2. 우리나라 총 조세 중에서 사회보장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8,8%이고 미국 (26.1%), 일본 (38.3%) 독일  (40.3%), 프랑스 (37%), .스웨덴(30.1%), 에 비하여 현저히 낮다.
  3. GDP 대비 사회보장 지출 비율을 보더라도 우리나라의 6.1%에 비해 스웨덴, 28.9%, 프랑스 28.5%, 독일 27,4% 일본 16.9%, 미국 14.8%, 보다 너무나 낮다. 

이상에서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하여 조세부담률이 낮은데다가 조세부담 중에서 사회보장비가 차지하는 비중 마저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사회보장제도를 확충하는 것이 오늘의 역사적 과제이다.

우리나라는 5대 사회보험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노인요양보험) 1개 공적 부조제도(기초생활보장법)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복지국가의 제도적 구색은 갖추고 있으나 내용이 매우 부실하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특히 사회복지제도는 빈곤층 구제를 위한 [사회안정망]의 역할을 해야 하는데, 오히려 빈곤하기 때문에 복지제도의 적용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는 사각지대가 있다. 예컨대 정부통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자영업자 등의 지역가입자들 860만 명 중 500만 명이 보험료를 내지 못하는납부예외상태에 있다고 한다. 지난해 기준, 국민연금 수혜 연령인 60세 이상 노령 인구 780만 명 중 국민연금 수혜자는 약 300만 명에 불과하다. 이 밖에도 사각지대가 많다. 한편 재정문제도 심각하다. 공무원연금은 이미 재정불안정 상태에 있으며, 국민연금 역시 대폭적인 보험료 인상 없이는 장기적으로 재정불안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재원 조달이 문제인데 금년 6, 한국경제연구원은정당들이 내건 공약을 이행하려면 간접비까지 포함해 새누리당은 5년간 총 281조 원, 민주통합당은 같은 기간 572조 원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연평균으로는 각각 56조원, 114조 원의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는 셈이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양당이 공약을 이행하려면 다 같이 268조원 (매년 54)원이 든다고 추산한바 있다. 결국 5년간 해마다 최저 54조원, 최대 114조원의 추가재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인데, 2012년도 정부의 사회보장비 (보건 포함)예산은 30조원이다. 이 점을 감안한다면 세출예산을 지금의 1.8배 내지 3.8배로 늘려야 한다는 것은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

보다 현실적 접근으로 한양대학교 이영 교수는조세부담률을 1~2%포인트 가량 높여 복지재원으로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쓰고 있는데 2010년도 GDP(1173조원)1%라면 11조원, 2%라면 23조언이 되는데 이 정도의 사회보장 지출 증액도 쉽지 않을 것이다.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는 총 세출 예산의 33%를 국방비에 충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IMF가 발표한 2006 년도의 각국의 GDP대 국방비 비율을 보면 미국이 12.02%, 한국이 11.47% 인데, 영국은 5.9%, 프랑스 3.56%, 독일 2.34%, 일본은 2.63%이다. 일반적으로 국방비 부담이 적은 나라는 사회보장 지출 비율이 높다.

그러므로 조세부담 증가에 더하여 다른 재원 조달 방법을 찾아야 한다. 먼저 한국조세연구원의 조사보고에 따르면 현재의 조세 감면 액은 30조원(GDP 2.5%)에 이르렀는데 이 감면 액을 대폭 줄여서 사회보장지출로 돌릴 수 있다. 둘째로 전반적인 재정지출 구조의 조정을 통해 복지재원의 비중을 증가시킬 여지는 있다. 셋째로 장학 사업, 양로원, 보육원, 의료 봉사사업 등 민간의 사회보장 사업을 장려하고 정부지원을 강화하면 사회복지 증진의 일익을 담당할 수 있다. 하여튼 위에서 본 모든 재원 조달 방법을 종합하여 [사회보장 확충 5개년 계획]을 세워 국회의 의결을 얻어두면 부질 없는 논쟁이 사라지고 국민들은 앞으로 사회보장이 좋아진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끝으로 한 가지 부언할 일이 있다. 적자재정으로 사회복지제도 확충을 해서는 아니 된다. 그 이유는 사회보장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재정적자를 사용하기 시작하면 그것에 맛을 들여 적자재정이 만성화할 것이다. 후술하는 바와 같이 적자 재정은 경기후퇴 국면에 일시적으로 허용될 수 있는 것이고 영구적 제도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하면 그리스의 꼴이 되고 만다.

 양극화- 기업과 분배의 양극화의 원인이 정부 정책이나 재벌에 있다는 주장이 많으나 실은 앞에서 본 우리 나라 산업구조의 변화와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다. 그러므로 양극화를 해소하는 방안은 이점을 감안해야 하는데 그 것은 이미 위에서 본 여러 가지 구조조정 대책에 함축되어 있다.  그것을 다시 요약하면,

  1. 중소기업의 부품과 소재 생산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을 확립해야 한다.
  2. 대형 마트는 유통 현대화의 현상이므로 그것을 막을 수는 없으나 골목 영세 상인들이 마트 안에 매장을 설치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장기 저리의 금융 자금 공급 등 지원책을 마련해 줄 수 있다. 그리고 대형 마트 인.허가 시에 인근 영세업자에게 입주 우선권을 주도록 의무화하는 방법도 있다.
  3. 취업계수가 높은 서비스산업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서비스 산업의 질적 수준을 선진국 이상으로 고급화하면 일류 국가가 될 수 있다.
  4. 부동산 거래를 투명화하여 부동산 투기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양도차익을 국고로 흡수하도록 한다. 필자는 이를 위해 부동산거래소를 설치하라고 제안한 일이 있다. (2002 9 12일 조선일보 시론- ‘부동산거래소를 만들자’)
  5. 한국조세연구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조세를 통한 재분배 정책이 GINI계수 (소득 분배 균등 도를 나타내는 계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재분배정책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GINI계수는 거의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이것은 조세를 통한 재분배 효과가 거의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럽각국에서는 조세구조의 재분배 효과가 뚜렷하다.   
  6. 사회보장제도를 획기적으로 내실화하고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
  7.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경제의 성장 기조를 유지해야 양극화를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집단 정상화-재벌에 대하여 말이 많은데 이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제이념을 저 바리기 쉬운 화두이다. 재벌의 경제력 집중, 시장지배력의 남용, 일 깜 몰아주기, 기업 계열화와 지배구조, 중소기업과의 불공정거래, 대형 마트에 의한 골목 상권 잠식,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이것들은 현행 공정거래법과 그 보완으로 시정할 수 있는 문제들이다. 그러나 근거 없는 대기업 때리기나, 재벌해체 등의 주장은 잘못된 생각이다.

재벌이 비대해 진 것은 재벌의 함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고 소비자 선택과 산업구조의 변화의 결과이다. 즉 기업이 비대해지는 것은 소비자들이 그 기업의 물건을 사주니까 가능한 것이고 팔리지 않는 물건을 생산하면 결코 대기업이 될 수 없다. 산업구조 차원에서는 우리의 전통적인 제조업은 중국에 경쟁력을 잃고 많은 중소기업들이 몰락 했거나 새로운 활로를 모색 중에 있다. 반면에 첨단 산업이 우리의 주력 산업이 되었는데 이것은 대기업 중심의 생산이 될 수밖에 없고 중소기업은 부품과 소재를 공급하는 역할을 해왔고 또 해야 한다. 물론 중소기업이 독립적으로 우수한 제품을 생산하는 경우도 많다.  

재벌의 독점이 문제인데 독점적 지위 가운데에는 남들이 모방할 수 없는 창안으로 구축한 독점적 지위도 있다. 예컨대 핸드폰, 자동차, 조선, 컴퓨터 등 우리의 주도 산업의 역사가 그를 말해 주고 있다. 그러므로 이들을 구별하지 않고 모두 일률적으로 시장지배라는 이유만으로 규제를 가할 수는 없는 일이다.

야당이 출자총액제한제도의 부활을 주장하고 있는데 이 제도는 1997년 폐지되었다가 1999년 부활하였지만, 2009년 에 다시 폐지되었다. 이것을 보더라도 이 제도에는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부활을 주장하는 논자들은 대 기업의 전문화와 핵심역량 강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하나 그것은 기업이 시장원리에 따라 판단하고 결정할 문제이지 법으로 규정한다고 해서 되는 일은 아니다. 순환 출자로 계열사의 동반 부실화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하나 별도로 순환출자를 금지하면 출총제를 따로 둘 필요는 없다. 출총제는 자회사 방식의 신규사업 진출을 봉쇄하는 결과가 되어 기업의 투자활동 및 일자리 창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외국에서는 이 제도를 찾아 볼 수 없는데 우리만이 이 제도를 채택하면 외국인의 적대적M&A에 대항할 방법이 없게 된다.

.산 분리에 대해서는 금융과 산업을 분리하지 않으면 대기업이 금융기관의 대주주가 되어 은행을 사금고화 하고 금융의 건전성과 공공성을 침해할 위험이 있으므로 현행법은 산업의 금융 주식 소유를 은행 자본금의 4% 이내로 제한하고 있는데 새로운 금산법이 통과되면 10%까지 소유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일면 외국인이 시중은행의 주식을 많이 가지고 있으므로 그에 대한 대항세력으로 국내기업의 지분 비율을 높일 필요가 있고, 산업계의 출자는 금융기관의 자본금을 강화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는 견해도 있다. 필자는 원칙적으로 금산분리에 찬동한다.

농업의 구조조정=우리 농업은 쇠퇴 일로에 있다. 관계기관의 보고에 따르면   .어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 4.6%,  2005 3.3%, 2010 2.6%로 줄어 왔다.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농가가 도시근로자의 95% 이상의 소득을 올릴 수 있었지만 2006년의 농가 소득은 도시근로자 가구 소득의 78% 수준에 불과하다.

농업인구가 수익성이 높은 산업으로 이탈하고, 농민이 고령화하여 생산량과 경지면적이 감소하고, 농업 후계자가 줄어 든다면 이 나라 식량안보가 걱정이 된다.

1992년 이래 역대 정부는 시장 개방에 대응해 농가의 생산성 향상과 농업인 소득 안정을 위해 막대한 재정자금(매년 평균 10조원 이상)을 투입해 왔다. 하지만 투입자본의 생산성은 오히려 후퇴했고, 소득 안정은 고사하고 가구당 평균 부채 규모가 1994년의 789만원에서 2006년의 2,816만으로 증가했다.

 그러면 농업의 살 길은 무엇일까? 이명박 대통령은 정부 보조금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경쟁력을 키워나가면, 정부는 생활 환경을 개선해 다시 사람이 모여드는,  '작지만 강한 농업을 만들겠다고 공약했고, 향후 "정부는 무조건 도와주는 게 아니라 필요할 때 결정적으로 도와줄 것"이라는 말도 했다. 농민들의 반발이 심했지만 대통령의 정책 방향에는 일리가 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정책 방향이 제시되어야 한다.

필자가 보기에는 우리 농업의 진로는 두 가지, 즉 농업의  (1)기업화와 (2)과학화이다. 전통적으로 가족적 생계수단이었던 농경단위를 현대적 기업조직으로 개편하여 혁신과 경쟁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농업이 살 길이다. 농업을 기업화하면 과다한 유통마진의 문제도 스스로 해결 될 수 있을 것이다. 농업 개혁을 위해서는 인습을 타파하는 기술 교육, 농업 경영인 양성, 경작규모의 확대, 각종 규제의 완화 등 제도 개선과 정부의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 

둘째로 현대의 첨단 기술을 농업에 활용해야 함은 너무나 당연하다. 품종개량, 신종 작물 개발, 재배방법 개량에 관한 기술뿐만 아니라 영농 제도를 과학화하는 것이 생산성 향상의 필수 조건이다. 중복된 관계기관과 분산된 행정 체계를 통합하고 농업에 관한 어떠한 기술 문제라도 반드시 해결해 줄 수 있는 기술지원기관이 있어야 한다.

 

단기 경기대책

이상에서 장기 국조조정 과제를 살펴 보았는데 현재의 다급한 경제 불황에 대처하는 단기정책이 무엇이냐고 묻는 소리가 높다. 단기적인 문제의 핵심과 해법은 우리의 상식과 별로 다를 것이 없다.  즉 문제의 핵심은 소비와 투자와 수출로 구성되는 총수요의 위축이고 문 제의 해법은 총 수요를 진작하는 것이다.

수출- 먼저 수출 부진이 문제인데 장기적으로는 수출시장을 중동, 아프리카, 남미 등으로 다각화하는 노력을 정부가 지원하고, 중국, 일본 등과 FTA를 체결하고, 중소기업의 부품, 생산의 기술적 능력을 개발하는 동시에 북한의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는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대응방안이 될 것이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효과를 바랄 수 없는 만큼 내수 진작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한편 불황형 국제수지 흑자에 현혹되어 원화가 과대평가되는 일이 없도록 환율 조정에 신경을 써야 한다.

소비- 내수의 으뜸은 소비인데 소비를 진작하는 방법으로 조세, 금융상의 조치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직접세의 경우에는 근로소득자의 경우 43.8%는 면세점 이하에 있고 최저세율이 적용대상이 34.8%이기 때문에 근로소득세 대상자의 80%는 세율을 더 내릴래야 내릴 수 없는 형편에 있다. 나머지 20%는 세금을 올리거나 내리거나 소비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계층이다.  반면 간접세 분야에 있어서는 부가가치에는 손을 댈 수 없지만 소비세, 교통세, 주세, 관세 등에서 세율을 인하하는 것은 단기적 방안이 될 수 있다.

소비를 억제하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은 가계부채이다. 2011년 말 가계부채는 911조원이고 이는 그 해 GDP 74%에 해당한다. OECD국가 평균 64.4%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그리고 그 중의 40%가 주택 담보대출이라는 데에 보다 큰 문제가 있다. 주택가격이 오를 때에는 부채상환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여 집 없는 사람, 있는 사람 할 것 없이 은행 돈을 빌려서 집을 사고, 부동산 업자는 주택건설로 재미를 보았다. 그러나 주택의 과잉 공급으로 집값이 떨어지면 부채상환이 어렵게 된다. 대출을 갚지 못하면 은행들에게 부실채권이 누적되어 금융위기를 맞게 된다. 2008년 이와 같은 사태로 미국의 유명한 금융회사인 리먼 부라더가 파산했고 그것이 도화선이 되어 세계적 금융위기가 발생한 것은 아직도 우리 기억에 생생하다. 그러므로 가계부채의 과다는, 가정 생활에 파탄을 가져오고, 소비를 위축시키고 금융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문제중의 문제이다.

그러므로 소비진작과 금융의 안정을 위해 파격적인 조치가 불가피하다. 가계 대출에 대한 금융감독을 강화하는 한편, 부채의 상환 기간을 일률적으로 연장해주고 금리 수준을 인하하여 가계의 부채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 물론 여기에는 금융과 정부간의 협조가 필요하다. 정부가 2011 6월에 '가계부채 연착륙 종합대책을 실시한 이래 가게 부채의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기는 하나 가계부채가 금융위기의 내관이 될 가능성은 아직도 있고 폭탄이 터져 나오기 전에 과감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민간투자- 다음은 투자의 진작인데 민간 투자를 진작하기 위해서는 투자에 대한 시한부 세액공제 확대, 규제완화, 투자분위기의 개선 등이 필요하다. 지금 기업가들이 정치 사회적 형세를 비관하고 국내 투자보다 해외투자로 도피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이런 때이니만큼, 정부는 헌법 제119조의 규정과 정신에 따라 기업하기 좋고 살기 좋고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데에 배전의 노력을 기우려야 할 것이다.  

정부 투자-수출, 소비, 민간 투자가 부진일 경우 재정이 출동하는 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 그러나 재원 조달이 문제이다. 필자는 무원칙 한 적자재정에 반대하나 지금과 같은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일시적 적자재정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 재정지출을 확대하여 비교적 고용계수가 높은 분야에 공공투자를 확대하고 이 기회에 사회복지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에 과감한 투자를 시행하면 경기회복을 자극하게 될 것이다. 정부가 세부적 계획을 세워야 한다.

다만 여기에는 중요한 단서가 붙는다.  적자재정이 만성화하면 큰 일이므로 그를   예방하기 위해 정부 회계에 가칭 [경기 대책 특별회계]를 신설하고 비상시에는 법적 한도 (예컨대 GDP 2%)내에서 국회가 재정적자 규모를 정해 주고 경기회복시에는 의무적으로 이 특별회계 채무를 상환하도록 법제화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재정학에서 말하는 보정적 재정정책 (Compensatory Fiscal Policy)이라고 하는 것이다. 지금도 예산 심의를 통해 재정적자를 통제하고 있다고 할지 모르나 그것만으로는 실효를 거두기 힘들 것이다.

국가 채무 증가를 우려하여 위의 제안에 반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참고로 지난 5월 말에 기획재정부는 2011년 말 현재의 국가부채가 774조원이라고 발표한 일이 있다. 종래의 공식 통계 420조원에 비하면 354조원이나 급증한 수치인데, 알고 보니 실제 현금부채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국가부채 산정방법을 종래의 현금주의에서 발생주의 또는 대차대조표 방식으로 개편한 결과, 공무원과 국민연금 및 기타의 미 실현 부채 342조원 등이 포함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기준으로 계산하면 2010년도의 미국의 국가부채는 GDP 567%, 영국은 200%, 프랑스 185%, 뉴질랜드 57.4%이고 한국은 50.8% (2011)이라고 한다. 한편 공기업의 부채를 포함하면 국가 부채가 1000조원을 초과하고 부채 비율도 100% 이상이 된다는 주장도 있으나 국가부채 통계에 공기업 부채를 포함시키는 나라는 없다. 어쨌던 우리의 국가부채가 경제위기 국면에 적자재정을 허용할 수 없을 정도로 크지 않다는 것을 부언하는 것이다.

 

맺음 말

이상에서 경제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장기적 구조조정과 단기적 경기 대책을 설명해 보았는데 경제위기를 돌파하자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가 불가피하고 그 대가를 수용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종합적인 대책이 있어야 한다. 정치적, 사회적으로 어렵다 하여, 차일 피일 단편적 대책으로 국면을 호도해 가면 경제는 더 악화하고 후일에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12,391자 공백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