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와 자유민주주의

   

 

[한국일보 기고/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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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달 9 역사교육과정을 고시하면서 '민주주의' '자유민주주의' 바꾼 것에 항의해 역사교육과정개발추진위원회의 위원 8명이 집단 사퇴했다. 사퇴한 이유는" '자유' 시장경제만을 고집하기 때문에 반대한다" 것이라 한다. 한편 '자유' 주장하는 쪽에서는 교과서의 무분별한 현대사 왜곡을 바로잡고 국가 정체성과 헌법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자유민주주의로 변경하자는 입장이다. 이에 대한 논란은 가지이다. 하나는 위원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고 위원장이 일방적으로 문구 수정을 했다는 절차상의 문제이고, 하나는 시장경제만을 고집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이념상의 문제이다.

첫째의 문제는 논외로 하기로 하고 다만 이념상의 문제를 검토해 보기로 한다. 먼저 시장경제 만을 고집하는 것이 옳지 않다면 무슨 대안을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근본적으로 말한다면 사람이 살아가자면 필수적으로 세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물질), 자유, 안전이다. 빵이 없으면 생명을 유지 없고, 자유가 없으면 사는 보람이 없고 안전이 없으면 편안하게 살수가 없다. 그런데 빵과 자유를 양립 시킬 있는 경제체제는 자유시장경제 밖에 없다는 것은 이미 역사적으로 검증된 사실이다. 소련의 공산주의 계획 경제는 빵과 자유를 양립 시킬 없었기 때문에 붕괴했다. 그도 그럴 것이 생산수단을 국가가 소유하면 자원 생산물의 배분을 공적 기관이 결정 밖에 없게 되고, 따라서 개인의 직업선택이나 소비선택의 자유는 극도로 제한된다. 어느 시민이 소설가가 되고 싶어도 당이나 인민위원회가 섬유공장에 일손이 부족하니 그곳으로 가라고 명령하면 그뿐이다.

오늘 유럽의 사회주의 정당 (프랑스의 사화당, 독일의 사회민주당, 영국의 노동당, 화란의 노동당) 시장경제를 부정하고 있는 정당은 하나도 없고, 북한 사회를 민주주의 라고 보는 정당도 하나도 없다. MIT 교수 레스터 투로우는 그의 저서 <자본주의의 장래>에서 자본주의를 매우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자본주의 외에는 선택지(選擇肢) 없다' 것이 그의 결론이다. 그런데 시장경제만을 고집하는 것이 옳지 않다면 그들의 대안이 무엇이냐고 묻지 않을 없다.

민주주의라 하면 북한도 '조선 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라고 하는데 북한의 민주주의가 어떠한 것인지는 설명이 필요치 않을 것이다. 따라서 북한의 민주주의와 구별하기 위해 우리의 민주주의를 자유민주의라고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헌법 119 1항은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 선언하고 있는데 자유민주주의는 헌법 규정과 완전히 일치하는 개념이다. 따라서 '교과서의 무분별한 현대사 왜곡을 바로잡고 국가 정체성과 헌법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자유민주주의로 변경하자' 것은 매우 시의 적절한 제안이라고 생각한다.

시장경제를 무조건 옹호하기 위해서 하는 말은 아니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모델에도 폐단이 있다. 독과점의 횡포가 있고, 기업이 만들어 공해로 인해 남에게 불쾌감과 경제적 손실을 끼쳐도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 '외부비경제' 문제가 있고, 판매자 혼자만이 알고 있고 구매자는 모르고 있다는 것을 악용해 가짜를 고가로 속여 파는 이른바 '정보의 대칭성' 문제가 있고, 환경파괴의 문제가 있고, 무엇보다도 소득분배의 격차의 문제가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빵과 자유를 양립시킬 있는 시장경제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정부가 개입해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 오늘의 시장경제의 이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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