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금융위기: 나는 이렇게 본다

  

 

 2009년 4월 16일

서강대학 시장경제연구원 세미나 기조연설

 

세계적 금융위기에 직면하여 한국이 이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는 정책 모델이 무엇이냐 하는 논제를 놓고 이른바 서강학파의 이코노미스트 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토론을 버리게 된 것은 매우 뜻 깊게 생각합니다.

세계적 금융위기에 직면하여 자본주의 내지 시장경제에 대한 불신의 소리가 있고, 지금의 사태를 예측하지 못했다 하여 경제학자들에 대한 질타의 소리도 있는 것 같습니다. 요 지음 유럽에서는 Marx 경제학이 다시 주목을 끌고 있다고 하고 미국에서는신 자유주의 종언’ (Demise of Neo-Liberalism)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Marx의 이론에 따르면 자본주의 하에서는 무정부생태의 생산과 소비 사이의 균형이 이루어 질 수 없고 균형 상태가 붕괴할 때 경제적 위기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그래서 Marx는 자본주의는 불황과 전쟁을 반복하다가 사회 변동의 변증법적 법칙에 따라 보다 공정하고 효율적인 사회주의 사회가 도래한다고 했습니다. 그의 자본주의 분석에는 감탄할 만한 부분이 없지 않으나 그는 사회주의 모순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70년 동안 소련에서 실험한 사회주의는 자본주의보다 엄청나게 더 비능률적이고 생산과 소비의 균형은 처음부터 불가능했습니다. 결국 사회주의는 인간의 자유와 빵의 문제를 양립시킬 수 없는 체제라는 것을 증명 하고 끝났습니다.

지금의 경제학은 경제변동을 총수요와 총공급의 관계로 설명하는데 이러한 이론에 출발점을 제공한 것은 물론 Keynes의 유효수효의 이론입니다. 경기후퇴 국면에서 정부가 소비와 투자 지출을 늘리면 승수효과에 의해 그 수배의 구매력, 즉 유효수요가 창출되고 결과적으로 경제가 경기 회복 국면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 Keynes 이론의 골자입니다. 한편 은행들이 금리를 인하하여 자금 공급을 늘리면 민간투자를 자극 할 수 있는데 금리수준이 영%에 근접하면 그 이상의 금리인하가 불가능하고 설사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해서 추가자금을 공급하려 한다고 해도 은행들이 상환능력이 약한 개인과 기업에 대한 여신을 회피하기 때문에 정책 목적을 달성 할 수 없는, 이른바 유동성 함정 (Liquidity Trap)이 있다는 것도 케인즈 경제학이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케인즈가 목격한 1930년 대 초의 대 불황 이후에도 여러 번의 크고 작은 경기후퇴를 경험했고 (54, 1973-74, 1990-1991, 2001-2002) 지금도 1930년대 이후 최대의 세계적 금융위기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경제변동은 총수요의 구성요소와 총공급의 구성요소의 변화에서 일어나는 것인데, 경제는 생동하는 유기체(有機體)이기 때문에 그 변동 원인을 제거할 수는 없고 다만 그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문제입니다. 케인즈는 정부의 재량(裁量)적 재정 금융정책이 유효하다고 본 반면, Milton Friedman은 자유시장의 자연치유력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Friedman1970년대 초에, 세율을 인하하고, 정부 지출을 삭감하고, 규제를 완화하고 공기업을 민영화하여 자유방임체제로 돌아가는 것이 경제변동에 대처하는 최선의 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Friedman 의 이론은 신-자유주의(Neo-liberalism)의 이념적 기초가 되었고, 그를 따른 정치가로 영국의 Margaret Thatcher 총리, 미국의 Regan 대통령, 등이 유명하고 G.. Bush는 국제 정치면에서는 Neo-Con으로 지목되나 경제면에서는 Neo-Liberal과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Thatcher영국 병을 고쳤다 하고 Regan Bush는 과감한 감세정책, 금리인하, 규제완화, 등으로 미국경제를 한 때 호황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의 역할을 최소화하면 과잉생산 혹은 과소소비로 경기후퇴에 직면 했을 때 그것을 해결하는 길은 민간 은행들이 소비자들에게 융자를 주어 물건을 사게 하는 길 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주택이 과잉생산 상태에 들어갔을 때 은행들은 서민층에게 담보 대출을 제공하여 주택판매를 부추겼습니다. 여기에 투기가 합세하여 서민층들은 만약 대출 상환이 어려워 지면 오른 값으로 주택을 팔면 쉽게 부채에서 벗어 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자동차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였습니다. 한편 투자은행들은 위험 분산을 위한 채권, 채무 관리에 금융공학을 동원하여 여러 가지 파생 금융 상품을 만들어 냈고, 그것을 팔아, 한때 큰 이윤을 챙기기도 했습니다.

은행 융자로 물건이 팔리게 되어 한 때 경기가 낳아졌지만 반면에 미국의 가계부채는 2008년에 GDP 123% 가 넘는 $13.8($10.5 조는 단보 대출, $2.6 조는 신용카드 부채-) 라는 위험 수위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2008년 기준으로 688조원이고 GDP 76% 에 해당합니다.

결국 주택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서민들의 예상이 빗나가 은행 돈을 갚지 못하게 되자 다른 요인들이 합세하여 금융파탄이 시작되었습니다.. 사태를 수습하자면 금리정책을 써야 하나 그 동안 그린스판의 FRB가 경기대책으로 2000년 이후 13회에 걸쳐 명목금리를 인하하여 실질금리가 0%에 근접해 있으므로 더 이상 금리정책을 쓸 수도 없게 되었고, 결국 재정 출동에 기대 할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미국정부는 재정 출동을 할만한 처지에 놓여 있지 않았습니다.. Bush 행정부는 그 제l기에 개인소득세율의 인하, 상속세, 증여세의 인하, 법인세 인하 등으로 4800억 달러의 감세를 실시했는데 세출 면에서는 이라크 전쟁을 위한 군사비 지출 등으로 오히려 3000억 달러가 증가했습니다.결과적으로 2004년에 경기는 회복되었으나 반면에 과거부터 누적되어 온 정부의 국가채무는 약 10조 달러(GDP 75%, 2007)에 달했습니다. 그리고 그 중  $3.1조 는 중국, 사우디, 일본 등에 대한 대외부채로 되어있고, 혹시 이들 나라가 채권을 미국에 대한 재정적 무기로 사용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지금 Obama 미국 신임 대통령은 불황극복을 위해 $8000억의 재정 지원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것은 세수 증대가 없는 한 미국의 구가채무를 더욱 증가시킬 것입니다.

세계화 시대에는 금융에 국경이 없기 때문에 미국에서 발단한 금융파탄은 국제적 금융 네트워크를 통해 비슷한 금융문제를 안고 있는 모든 나라로 파급되었습니다. 일본의 어느 증권회사의 시산에 따르면 유럽과 미국 금융기관이 안고 있는 부실 자산 ( 대출채권, 회사채, 증권화 상품 등)의 추정 손실액은 약. $6조이고, 부실채권 정리에는 14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일본의 경우, 금융 거품이 정점에 달했던 시기의 기업과 가계의 채무잔액은 대략 GDP 수준이었는데 그것을 부실채권 정리, 특별 손실의 방법으로 GDP의 약 20 % 수준까지 주리는 데에 15년이 걸렸고, 그 동안 만선적 디플레에 시달렸다는 것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이렇게 볼 때 지금 세계각국 정부가 금융기관과 기업을 구제하기 위해 사상 최대인 약 $5조의 재정자금을 투입하고 있으나 과연 그것 만으로 불황 탈출이 가능할지는 의문입니다.

그러면 이러한 심각한 위기에서 얻는 교훈이 무엇 일까요. 케인즈 이론에 따라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던, 또는 Friedman의 이론에 따라 시장기능을 가능을 강조하던, 경제운영에는 기본적인 규범이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는 수지균형의 원칙입니다. 기업이나 국가가 언제나 수지균형에 집착할 필요는 없습니다 만은 그렇다고 균형상태에서 지나치게 떨어지면 경영 파탄이 오게 마련입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는 바와 같이 경제학에서는 경제 변수의 역학 관계를 균형의 원리로 설명 하는데 현실세계에는 불균형이 있을 뿐 완전 균형상태는 없습니다. 그러나 모든 변수의 역학 관계가 균형점으로 수렴하는 작용이 있기 때문에 시스템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고 만약 불균형이 지나치면 시스템은 와해되고 맙니다. 인체 내에는 항상 병균이 숨어 있지만 자연 면역력이 있기 때문에 건강을 유지하다가 병균의 활동이 너무 커지면 병이 발생하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입니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미국의 재정, 국제수지, 가계, 기업, 금융기관의 수지상의 불균형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미국의 경제 시스템이 파열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수지 적자를 부채로 감당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고, 도가 지나치면 파국이 온다는 매우 단순하고 상식적인 균형 원리를 저버린 데에 오늘의 화근이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세계적으로 신 자유주의에 대한 비판과 함께 시장이냐 정부냐, 민영 이냐 공영이냐, 분배냐 성장이냐 등의 문제를 놓고 논쟁이 뜨겁습니다. 그러나 본인이 보기에는 여기에도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아니 여기에는 균형이라기 보다 공자의 중용(中庸)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 ‘시장의 실패를 강조하지만 정부의 실패또한 문제시 되어 왔고, 미국에서 금융기관은 공공성이 높으니 국유화 하라는 주장(Akbar E. Torbat)이 나오고 있으나 이것은 과거 우리나라의 관치금융의 폐해를 모르고 하는 말입니다. 이윤과 임금 사이의 격차가 문제이지만 중용을 그르치면 이윤과 임금을 창출하는 경제 성장자체가 어려워 집니다. 본인이 보기에는 신 자유주의나 케인스주의나 정책 운용상의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양측은 다 같이 경기 대책으로 금리 인하, 감세, 정부 지출 확대 등을 권고 하고 있는데 다만 부시 행정부는 맹목적으로 한쪽으로 질주한 과오를 범했을 뿐입니다. 우리는 자유주의 경제학의 터전 위에서 정책 문제에 있어서는 균형적 판단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상과 같은 관점에서 본인은 다음과 같은 위기극복 방향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1.     먼저 미국 정부는 부채를 주리고 재정의 건전성을 회복 해야 합니다. 미국은 재정 적자와 무역 적자를 축소해야 기축통화로서의 달러의 가치를 유지할 수 있고, 경기후퇴가 있을 경우 재정 지출로 경기회복을 꾀할 수 있고, 사회 안정 망을 보강할 수 있는 여력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부채를 주리는 길은 세율 인상과 세출 삭감 밖에 없습니다.

2.     경기후퇴 시에는 재정적자를 내되 경기 상승 시에는 흑자예산을 편성 해 재정의 장기적 균형을 도모하도록 법적으로 의무화 할 필요가 있습니다.

3.     국가부채가 비교적 적은 나라 (GDP 50% 이하)는 적자재정을 통해

사회간접시설과 사회 안정 망 확충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합니다.

4.     모든 금융기관은 자금의 예금 범위 내에서 대출을 하는 본래의 기능으로 돌아가야 하고  투기를 조장하는 금융을 지양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투자은행들의 행태를 투명화 하고 건전 금융 관행 확립을 위해 엄격한 정부규제가 필요합니다.

5.     재정자금을 부실 금융기관에 투입하지 말고 직접적으로 가계와 기업에게 투입하라는 주장이 있으나, 금융기관을 신상필벌의 원칙에 따라 구조조정을 하되, 금융의 연관효과를 활용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라고 생각됩니다.

6.     금융기관 전체를 공영화할 필요는 없고 다만 우리나라와 같이 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등의 정책 금융기관을 가질 필요는 있습니다.

7.     금융기관은 기업과 각계의 채무감축을 위한 장기 계획을 수립, 실시하고 기업 갱생과 경기회복에 필요한 자금을 적극적으로 공급 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정부지원이 필요합니다.  

8.     고도로 발달된 정보화 시대에는 기업 들이 자기 제품의 수요를 예측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잉 생산과 경쟁력 부족으로 수지균형을 맞출 수 없는 기업들은 퇴출 시킬 수 밖에 없습니다.

 

한편 세계적 차원의 위기인 만큼 국제적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1.     국제수지 흑자국 및 외환보유고가 많은 나라는 국내 경기회복을 위한 확대 정책을 시행하고 국제적 협력을 위한 자금 출연을 해야 합니다.

2.     IMF 국제 통화제도를 개혁해야 합니다. 미국의 무역적자와 금융 조작을 통해야만 세계에 필요한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는 지금의 기축 통화제도를 재검토 해야 하고, IMF가 명실 공히 세계의 중앙은행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그 기능과 구조를 개편해야 해야 합니다.

3.     보호주의는 국제적 반목과 전쟁으로 가는 길입니다. 무역자유화를 위해 FTA를 확대 해야 합니다.

4.     이러한 관점에서 지난 4월초에 London에서 개최된 G20의 정상회의 가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11000억 달러* 규모의 금융지원 프로그램과 함께 금융감독 강화와 보호주위 배격에 합의한 것은 고무적인 일입니다. 그러나 부실 자산 처리와 같은 미해결의 문제가 많습니다.

이상으로 세계적 금융위기에 대한 본인의 시각을 말씀 드렸습니다 만은 우리나라가 이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는 정책 모델을 제시하는 것은 여러분들의 몫이 되기 때문에 저는 이만 주리고 여러분들의 고견을 듣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IMF 증자 $500 billion; IMF SDR $250; 세계은행을 통한 수출지원 $250 billion;

국제개발은행에 대한 출연$100 bill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