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경제체재의 종언인가?

  

 

 2009년 2월 6일

지금의 세계적 금융위기와 경제 불황에 대처하기 위해 각국 정부는 금융기관 부실채권의 매수 일부 금융기관의 주식 매수, 감세, 금리 인하 등 적극적 정부개입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비상 조치에 대하여 매스컴 들은 자유경제체제의 종언 이니 완전 경쟁을 상정한 경제정책의 실패이니, 순수자본주의의 실패 이니 하고 떠들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것 들은 한때의 바람 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자유경제체제를 정부의 개입이 전무한 개념처럼 생각하는 모양인데 원래 자유경제체제 하에서 정부가 민간경제에 개입하는 것은 오늘 날 처음 보는 현상은 결코 아니다. 역사적 예를 든다면 1880년대에 공적 연금과 건강보험제도를 확립한 것은 독일의 재상 Otto Von Bismarck였고 1991년에 세계 최초로 본격적인 실업보험제도를 정비한 것은 영국의 Winston Churchill 이고 1930년대에 사회복지 제도를 강화하여 미국을 대공황에서 구출한 것은 Franklin D. Roosevelt이다. 이러한 정책들은 민간 기업에 대한 고도의 간섭을 필요로 하는 정책 들이고 따라서 사회주의 정책이라고 보아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복지 정책을 실시한 것은 중산계급을 보호하여 자유민주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고 사회주의체제를 지향한 것은 아니었다. 오늘의 경제체제를 자본주의 체제에 사회주의적 요소를 가미한 혼합체제 (Mixed system)라고 하고 있는데 이것은 자유주의 경제체제의 부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그 확대 개념이라고 보아야 한다. 

지금의 미국의 경제현상을 보고 신 자유주의의 실패라고 하는데 실은 신 자유주의의 실패가 아니라 과도한 정부 역할의 실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경기 조절을 위한 정부 개입정책을 주창 한 것이 케인즈 경제학인데 미국의 금융위기를 불러온 데에는 부시의 과도한 케인즈 적 거시 정책이 화근이 된 것이다. Bush는 제1 (01-04)에 사상최대의 경기부양책을 실시했다. 개인소득세율의 인하, 상속세 증여세의 인하, 법인세 인하 등으로 4800억 달러의 감세를 실시했다. 이락 전쟁을 위한 군사비지출을 중심으로 한 세출확대는 3000억 달러, 감세를 합하면 8000억 달러의 총수요를 인위적으로 창출한 것이다. 한편 그린스판의 FRB13회에 걸쳐 Federal Fund 의 금리를 01년의 6.5%에서 03 6월에는1.0%까지 인하했다. 이러한 사상최대의 경기부양책으로 경제성장률은 01년의 0.8%에서 04년에는3.6%로 상승했고 실업률은 6%에서 5%로 감소했고 물가는 2% 정도에서 안정되었다.

그러나 진나 친 것은 모자라는 것과 같다” -(過猶不及-孔子) 즉 이러한 과도한 경기 부양책은 잔산인플레를 가져 왔다. 경기가 좋아지면 주택가격이 상승경향을 보이게 된다. 투기업자들은 주택을 사 두었다가 후일에 팔면 큰 이득이 생길 것 이라고 생각했고 집이 없고 소득이 없는 사람들도 주택 단보 융자를 받아 집을 사고 만약 융자상환이 어려워지면 오른 값으로 집을 팔면 된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추세에 영합하여 은행들은 소득이 낮고 신용도가 낮은 개인에게 이른바 서브프라임대출을 확대했다. 신용도가 낮은 개인에게 융자를 하면 융자금 회수에 리스크가 따르게 된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한 해결 책으로 은행의 융자회수를 보증해 주는 투자은행이 발행하는 CDR (Credit Default Swap)   등장했다. 주택 단보를 유통채권화하고 자동차 단보 대출도 채권화여 그를 기초로 여러 가지 파생상품을 만들어내서 경기 상승 기에는 투자은행들이 크게 재미를 보았다. 그러나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빌려준 돈은 회수하기 어렵고 회수하지 못하면 파산할 수도 있다. 마침내 주택 경기의 거품이 파열되자 그에 관련된 투자은행들은 줄줄이 멸망하고 관련된 금융기관들도 위기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자유 방임과는 거리가 먼 정책의 귀결이었다.

어떤 이들은 자유경제체제하에서는 신상필벌의 원칙에 따라 기업이 잘못하면 망하게 내 부려 두는 것이 원칙인데 정부가 부실화된 은행에 광범한 구제조치를 취하고 있으니 자유경제체제의 종언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그러나 그것은 경제전체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일시적 비상조치이고 그것이 통산화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구제 금융을 하되 경영자의 책임을 묻고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는 것을 보더라도 신상필벌의 원칙이 전적으로 무시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정부가 구제책의 일환으로 은행 주식을 매입한 것을 보고 국유화라고 떠들지만 이것 또한 일시적인 응변 책이고 정부가 영국적으로 은행을 국유화할 의도는 전혀 없는 것이다. 어떠한 제도라도 위기에 봉착하면 일반적 원칙에서 이탈하는 경우가 있다. 전쟁, 경제적 위기, 천재지변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그것을 보고 제도나 체제가 무너졌다고 보는 것은 성급하다. 우리 나라 자신이 지난 외환 위기 때 광범한 정부 구제와 구조조정이 감행 되었지만 그 때문에 우리의 경제체제가 달라졌다고 보는 사람은 없다.

또 어떤 사람들은 완전 경쟁을 가정한 경제정책의 실패라 한다. 본래 완전 경재이란 불완전 경쟁이 지배하는 경제 실체를 이해하기 위한 수단인 이론 모형에 불과한 것이지 현실세계에 완전경쟁이 있다는 것은 아니다. 물리학에서 물체 운동의 실상을 연구 하기 위한 수단으로 진공상태를 가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따라서 완전 경쟁을 가정한 경제정책이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있지도 않은 것이 실패했다고 하는 것은 용어의 모순이다. “순수자본주의의 실패라는 말도 같은 따위의 어법이다. 순수자본주의는 당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우리는 위와 같은 오해를 피하기 위해 자본주의’ ‘자유주의경제 대신에 시장경제라는 말을 쓰고 있다. 시장경제는 경제적 자유를 전제로 하는 것이나 경기변동의 완화, 사회복지의 증진을 위해 민간 경제활동에 정부의 간섭이 허용되는 경제이다. 하기야 간섭이라 하더라도 가급적 시장 친화적인 간섭이 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시장경제는 사회주의 통제경제와 정면으로 대립되는 경제이다.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 나라인데 그것은 민주적 대의 정치와 시장경제체제를 양 축으로 하는 것이다. 지금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민간 경제활동에 간섭하는 상황을 보고 시장경제의 본래의 원리와 기능을 의심할 필요는 없다. 시장경제의 대안(代案)은 없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