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시찰에 즈음하여

  

2006년 11월 12일

IBC포럼 국제세미나 기조연설

 

오늘 우리들은 두바이에 왔습니다. 百聞이不如一見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만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두바이의 발전상과 그 비밀을 알려고 왔습니다. 모두가 업무에 바쁜 분들인데 이렇게 많이 시찰단에 참가해주신데 대하여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언론계에서 많이 참석해 주셨고 인천,부산 등 경제자유구역의 정부 지도자 여러 분들이 참석해 주심으로서 우리의 이 모임이 더욱 뜻 깊은 것이 되었습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우리는 지금 세계정세와 주변정세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앞으로 21세기를 어떻게 살아가느냐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중국이 세계의 제조창으로 도약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의 종래의 제조업들은 국제경쟁력을 잃어가고 있고, 특히 중소기업은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실의에 빠져 있는 상태입니다. 우리 제조업 중에 고도의 기술과 설비투자를 자랑하는 중화학 공업과 IT 산업은 아직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을 통하여 무역수지 흑자 유지에 기여하고 있는 것은 다행입니다. 그러나 수출이 소수 산업으로 집중 되어있기 때문에 내수를 유발하는 파급효과가 미약하고 자본 집약적 산업일수록 고용 유발효과가 미약해서 실업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려운 상태에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기업환경이 열악하여 투자, 기술, 고급 두뇌, 교육, 관광, 사업 서비스 등의 성장요인이 밖으로 나가는 것은 많고 안으로 들어오는 것은 적은 역조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현실적 경제 성장률이 잠재 성장률을 밑도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 경제의 활로가 무엇인가? 이러한 문제 의식을 안고 우리들은 이곳 두바이에 왔습니다.   

이점에 관련하여 두바이와 한국의 경제 전략에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첫째로 우리들은 제조업에 한계를 의식하고 앞으로는 서비스업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래서 그 일환으로 한국을 동북아의 물류 중심지로 개발하고 그것을 기점으로 하여, 운송, 관광, 정보, 교육, 의료 등 서비스 산업의 개발과 국제화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습니다. 두바이 또한 이 나라를 먹여 살려온 석유자원의 고갈이 예견되자 그에 대비하여 서비스 산업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두바이는 그러한 先見之明으로 크게 성공했습니다.

 둘째로 우리가 동북아 물류중심지 개발에 착안한 이유 중의 하나는 한국이 동북아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는 지정학적 고려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나라에서는 두바이가 아라비아 제국과 이란, 이라크 등에 접해 있고, 걸프 일대에서 대형 선박이 정박할 수 있는 유일한 지역이며, 유럽과 아시아, 태평양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는 지리적 이점에 착안하여 두바이를 관광과 서비스 산업의 중심지로 개발하는 전략을 추진했던 것입니다. 싱가포르, 미국의 마이애미, 프랑스의 생트로페를 융합한 도시를 건설하는 것이 이 나라 지도자의 꿈이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유사점이 있는 만큼 우리가 이 나라에서 보고 배울 것이 많다고 생각됩니다. 먼저 관광사업에는 관광자원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특이한 관광자원이 많지 않다고 한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 된 생각입니다. 관광자원에는 자연 자원, 문화 자원, 그리고 인공자원 등이 있습니다. 두바이에서는 자연 자원으로는 사막과 바다가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두바이는 사막을 이용하여 사파리 투어와 Dune Driving이라는 관광 상품을 개발했고 바다를 활용하여 해상 빌라를 건설했습니다. 그러나 무엇 보다 놀라운 것은 사막 위에 인공도시를 건설하였다는 사실입니다. 즉 창조력만 있으면 인공으로 얼마든지 관광자원을 창조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자연자원과 인공자원을 결합하면 얼마든지 관광자원을 창출 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우리는 이곳에서 인공자원 개발에 관한 경험을 배우고자 합니다.

둘째로 두바이가 말해주고 있는 또 하나의 교훈은 철저한 수월성 (Excellence)의 추구입니다. 세계의 기업들과 사람들이 두바이로 모여드는 이유는 자유롭고 편리하고 모든 것이 세계 일류라는 수월성 때문입니다. 모든 시설물들이 세계 최첨단 기술로 건설되었고 그 운영과 서비스에 있어서도 타국의 추종을 불허하는 우월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호텔에서 일박하는 비용이 1000 달러라 하는데도 이곳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무엇 하나를 만들더라도 일류(一流)가 아니면 통할 수 없는 것이 오늘의 세계입니다. 두바이가 그 수월성을 어떻게 실현했는지 우리는 그것을 알고 싶습니다. 돈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무엇이 있을 것입니다.

셋째로 오늘의 두바이를 건설하는 데에는 이 나라 임금님의 탁월한 비전과 지도력이 원동력이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왕조하에서는 정부가 결정하면 그를 실현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추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른바 개발 독재하에서도 합리적인 자원 배분과 국민들의 자발적 협력이 없으면 성공 할 수 없습니다. 이 나라에서도 다양한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서 여러 가지 애로와 문제가 있었으리라고 생각되는데 그러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고 여러 가지 난관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그것 들은 다원적 민주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들 에게도 좋은 참고가 되리라 생각됩니다.

끝으로 1인 전제의 왕조하에서 기업에게 최대한의 자유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그것이 세계각국의 투자를 유치하는 자력(磁力)의 역할을 했다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그러나 자유화가 두바이 드라마의 성공의 비결이었다 하더라도 그것은 정부의 규제가 전혀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두바이가 무엇을 규제하고 무엇을 규제하지 않았는지를 자세히 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쨌든 기업 활동에 대한 규제가 많고, 기업에 대한 이해가 적고, 노사간의 갈등이 심한 우리나라에서는 살기 좋고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것은 영영 실현 불가능한 꿈일까요? 이곳 사정을 둘러보고 다시 한번 깊이, 깊이 생각해 볼 일입니다.

다 아시는 바와 같이 지금 우리 나라의 형편은 매우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그러나 나라의 발전과 번영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고민을 안고 있는 우리 들은, 부분적으로 나마 어떠한 해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여 이곳을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알고 싶은 문제에 비하여 우리들의 체제기간은 너무나 짧습니다. 그러나 이번의 현지 답사가 우리 모두에게 보람 있는 경험이 되기를 바라 마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