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논문

동북아와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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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11월 13일  한국은행 직원을 위한 교양 강좌


 

 1. 동북아의 어제와 오늘

<동북아의 정의>

동북아라 하면 지리적으로는 보통 중국의 동북3성 (길림성, 요녕성, 흑룡강성), 러시아의 시베리아 일부 (Primorskii Krai, Khabarovsk, Amour, Sakhalin, Magadan, Kamchaka, Yakut), 그리고 일본, 한국, 북한, 몽골을 포함하는 지대로 알려져 있고 때로는 대만을 포함해서 생각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정치적으로는 이 지역 안에 위치하거나 영토 일부가 이 지역에  걸쳐 있는 모든 나라를 동북아 국가로 볼 수 있다.

<불행한 과거>

동북아는 불행한 과거를 가지고 있다. 19세기 말 이후 일본 대 중국의 일-청전쟁(1894-95), 일본 대 러시아의 일-로전쟁(1904), 일본 대 중국의 중일전쟁 (1937), 중국, 러시아, 미국이 연합 하여 일본을 패배 시킨 태평양 전쟁 (9141-45)이 있었고, 이러한  일본의 제국주의적 모험의 와중에서  한국은 1910년에 국권을 잃고 말았다. 제2차 세계 대전 후 한국이 국권을 회복하기는 했지만 영토는 열강 사이의 흥정의 대상이 되어 국토 분단이라는 비운을 맞게 되었다.  1980년대의 공산 체제의 붕괴, 동서 냉전의 종식을 계기로 하여 지금은 이 지역에서 새로운 세력 균형과 평화구도가 모색되고 있기는 하나 아직은 불투명하다.

<동북아의 발전 잠재력>

한편 동북아는 무한한 경제발전의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먼저 중국 동해안, 일본, 및 한국으로 구성되는 지역은 고도의 산업화가 이루어졌고 북미주, EU와 함께 세계 경제의 3대 축(軸)의 하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나머지 지역, 즉 중국의 서부 오지(奧地), 몽고, 북한, 및 극동 러시아는 아직 경제적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아시아의 경제적 邊境(frontier)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이러한 南北 격차는 상호 보완관계를 의미하기도 한다 즉 일본, 대만, 한국의 자본 및 기술과 여타 지역의 풍부한 인력, 자연 자원을 결합하여 생산으로 연결하면 이 지역은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 (潛在力)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동북아 지역은 자연 자원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시베리아는 유전과 천연가스, 석탄 등 거의 무한량(無限量)의  에너지 자원의 매장량을 가지고 있고, 머지않아 일본과 한국은 석유의 중동 의존을 주리고  파이프 라인을 통하여 시베리아 에너지 자원을 이용해야 하는  때가  올 것이다. 이밖에  동북아지역에는 주석, 탕구스텐, 연, 금, 은, 백금, 다이아몬드, 철광석, 마그네시움 등, 무려 70여 개 종류의 광물이 매장 되어 있고  풍부한 초원, 삼림, 그리고 맑은 수자원이  풍부한 곳도 있고,  베링해와 오호쓰쿠 해는 세계 최대의 어장이다.

<아시아 시대>  

한편 John Naisbitt 에 따르면 21세기의 메가트렌드의 하나는 아시아 시대의 도래이다. 즉 세계경제의 중심 및 문화의 중심이 서양에서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1995년부터 아시아 지역내의 무역 총액이 아시아와 서양(西歐와 북미) 사이의 무역 총액을 능가하고 있고, 1960년 경의  동 아시아  경제는 세계 GNP의 4%를 차지하는 데에 불과 했지만, 지금은 약 4분지1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동아시아의 경제규모가 유럽이나  북미주를 능가하는 날이 머지 않아 올 것이다.     

동아시아 경제에 있어서  중심적 역할을 해온 것은 일본, 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중국 등 한자 문화권의 국가들이고, 그 중에서도  지리적으로 동북아에 속하는 일본 한국 중국이 그 중핵(中核)을 이루어 왔다.

<중국의 약진>

앞으로는 중국이 이 동북아 및 아시아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중국은 1978년 이래 개혁 개방을 꾸준히 추진한 결과 80년대에 9.7%, 90년대에는 10.2%의 평균 경제성장률을 달성하여 현재의 GDP 규모는 세계 제7위를 점하고 있다. 지금의 성장 추세를 지속하면 앞으로 10-15년 후에 미국의 GDP 규모를 능가하게 될 것이다. 장쩌민(江澤民) 중국 공산당 총서기는  지난 11월 8일 제16기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서 경제구조를 개선하고 효율을  높이는 기초 위에서 2020년까지 국내총생산을 4배로 늘리고 종합적인 국력과  국제경쟁력을 증진시킨다고 말한바 있다.

그 동안 중국 정부는 외국 투자와 기술도입을 적극적으로 유치하해 왔다. 1992년 등소평이 남방 순회 강화 (南方講話)에서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방향을 천명한 것을 전기로 하여 그 해부터 외국인직접투자가 급증하였다. 직접투자 도입의 전략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중국의 시장과 선진국의 기술을 교환하자는 것이고 둘째는 선진국의 경영방식을 도입하여 국내의 비능률적인 국영기업을 재건하자는 것이다.  2000년 까지 중국에 외국인 투자의 누계는 계약 베이스로  6760억 달러, 도착(실행)  베이스로는 3483억 달러로 집계되고 있다.

이제 중국은 WTO의 질서 하에서 국제경쟁을 하게 되었는데 한국을 포함한 선진 권의 제조업은 중국의 생산비 상의 비교우위 때문에 중대한 위협을 받고 있다. 먼저 중국의 임금 수준은 우리의 1/5 내지 1/10 정도이고 잠재적 노동공급은 거의 무한정이고 노동의 질도 나쁘지 않다.  둘째로 중국이 유리한 또 하나의 조건은 토지국유 제도에서 오는 것이다. 기업은 30-50년 기한으로 토지 임대를 받고 년간 우리 돈으로 평당 약10망원 정도의 임대료를 낸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SOC를 건설함에 있어서 중국에는 지가 보상이니, 지역 이기주의니, 부동산 투기니 하는 것도 없고 정부가 계획하면 그대로 추진되는 체제이다. 경제 발전 초기에 이른바 개발독재가 능률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은 한국,  대만, 싱가포르 등의 경험이 말해 주고 있는 터인데 중국이 바로 그러한 발전 단계에 있는 것이다.

개방화 정책이 중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중국 제품의 질적 수준은 나날이 향상되고 있다.  그 결과  많은 나라의 제품이 중국의 제조업과 경쟁할 수 없게 되었고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  되어가고 있다. 예컨대 중국은 이미 일본과 한국을 추월하여 세계 최대 가전생산국으로 부상하여 세계 시장 점유율에 있어서 TV는36%, 에어컨은 50%, 세탁기는 24%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도  이미 중.저가 (.低價 )섬유, 의류, 백색가전, 신발, 완구, 농업 등은 중국과 경쟁할 수 없게 되었다. 어쨌든 중국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경제 파트너가 되어 가고 있고 중국을 떠나 한국경제를 논하기 어렵게 되어 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중국은 이미 2001년부터 일본을 제치고 우리의 제2의 무역 대상국으로 부상하였다. 2001년 미국에 대한 수출이 312억 달러인데 홍콩을 포함한  중국에 대한 수출은 275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머지 않아 미국을 제치고  중국이 우리의 제1의 무역 대상국이 될 것이다.

<우리의 대응>

세계는 나날이 달라지고 중국의 약진이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데 그러면 우리는 어떠한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인가? 추상적인 대답은 어렵지않다. 먼저  시장이 넓으면 틈새도 많은 법이다. 그러므로 공업제품을 고급화, 차별화하고  첨단기술 제품을 만들어 내어 중국시장의 틈새를 찾아야 한다. 아직은 자동차, 철강, 정보통신, 석유화학, 고급가전, 고급섬유, 바이오 등이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으니  품질향상과 차별화에 피나는 노력을 하면 성공의 기회는 많을 것이다. 특히 중.고급의 원자재, 부품, 반제품, 완제품 등에 대한 중국의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니 이에 신속 적절이 대응하는 노력이 필요 하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값싼 노동력도 없고 광대한 사장도 없고 따라서 위국 투자유치에도 한계가 있다. 제조업은 점점 중국과 경쟁하기 어렵게 되어 가고 있고 중국의 투자 진출에 있어서도 선진국 특히 일본에 비하여 불리한 조건이 많다. 그러면 우리의 살 길은 무엇인가?  대답은   Paul Kennedy가 주고 있다. 즉  21세기에 한국이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제조업이 아니라 중국이 창출하는 부가가치의 흡수 효과가 가장 큰 산업 부문을 전략적으로 채택, 발전 시키는 것이다. 우리는 중국과 세계를 연결하는 물류 산업이 바로 그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면 한국을 동북아의 물률 중심지로 만드는 것이 새로운 경제 전략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본인은 일직부터 한국의 지정학적 이점을 이용하여 한국을 동북아 물류중심지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다행이 정부가 최근에 [동북아물류중심국가 실현 방안]을 발표하였고 그를 위한  경제특구 설정에 관한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한바 있다. 바로 어제국회에서 정부안에 약간의 수정을 가하여 [경제자유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 법률]통과 되었는데, 이 법률안에는 미비점도 많으나 하여튼 정부가 정책의지를 보인 것은 다행한 일이다.

최근에 삼성경제연구소가 본인의 저서, [동북아로 눈을 돌리자]를 출간했는데 이 소책자에는 본인이 주장해온 두 가지 제안, 즉 한국의 경제전략으로서의 동북아 물류 중심지 개발, 그리고 동북아 지역 협력 방안으로서의 [동북아 개발은행]의 설립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시간관계로 이 자리에서 두 가지를 다 설명할 수 없으므로 한국은행과 관계가 깊은 동북아개발은행 구상에 관하여 간단히 설명하기로 한다. 

 

2. 동북아개발은행(안)

<지역협력의 사각지대> .

우리가 동북아 물류 중심지로 성공하자면 동북아 전체의 지속적인 경제 성장과 발전이 있어야 하고 그러자면  동북아 국가간의 경제협력이 필수적이며 또 그러자면 지역 협력기구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1989년에 발족한 APEC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20 개국 및 대만을 포용하는 국제적 협력 기구로 등장했지만 경제 규모, 경제 발전단계, 역사와 문화적 배경이 다른 나라들의 협의체이기 때문에 지역 문제 해결의 실적이 거의 없다. 반면에 APEC 역내에는 NAFTA, ANZCER (Australia-New Zealand Closer Economic Relations Trade Agreement) ASEAN등의 下位 지역 협력체가 보다 활발하게 기능하고 있다. 그러나 유독 동북아에는 지역협력체제를 찾아 볼 수 없다. 지역협력의 사각(死角) 지대라 할 수 있다. 그렇게 된 데에는  주로 정치적 장벽과 국제적 협력에 익숙하지 못한 경험 부족이 작용하고 있는데, 이제 이러한 상태를 체념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지역적 협력을 모색할 때가 왔다. 여러 가지 지역적 경제협력 기구를 생각할  수 있으나  비교적 손쉽고 실용적인 협력기구는 지역 개발은행이라고 생각된다.

<제안의 개요>

먼저 [동북아 개발은행]의 제안의 개요는 아래와 같다.

<왜 동북아개발은행이 필요한가>

먼저 왜 동북아개발은행이 필요한가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이유를 들 수 있다.

첫째로 동북아 지역의 경제발전의 전제조건은 도로, 항만, 공항 등의 교통시설, 전신, 전화 등의 통신시설, 교육, 문화, 복지, 등에 관한 사회 시설을 건설하는 것인데 이에는 막대한 내자와 외자를 필요로 한다. 그러데 세계은행과 ADB가 동북아국가 (중국, 몽골, 러시아, 북한)에 제공한 차관은 1999년에 $135 백만, 2000년에 $295박만, 2001년에는 $170백만에 불과하다. 이것은 동북아 재역의 사회간접자본을 구축하는 데에 필요한  자금의 극소 부분에 불과한데 그렇다고 비수익성 인푸라 (특히 교육 시설과 같은)의 구축을 상업금융이나 민간 투자에 의존하기도 어려운 상태에 있다. 그러나 국제금융 시장에는 풍부한 자금이 투자할 곳을 찾고 있다. 다만 그 자금을 동북아로 유치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미약하다는 데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러한 제도적 장치의 하나로 동북아개발은행을 설립하고자 하는 것이다.  

둘째로  동북아 국가간의 경제적 통합은 시대적 요청인데 그를 위하여는 교통(육운,해운,항공,파이프라인) 및 통신수단의 networking 과 같은 다국간 협력이 필요한 사업들이 추진되어야 한다. 이러한 다국간 협력사업은 다국간 지역개발은행을 매개로 할 때 보다 효율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 UNDP가 중국, 러시아, 북한을 포함하는 국제 협력 사업으로 시작한 두만강 유역 개발사업이 지지 부진한 이유는 이 사업을 자금면에서 통괄 조정하는 주체가 없기 때문이다. 만약 동북아 개발은행이 있었더라면 이 사업은 벌서 끝났을 것이다.

셋째로 동북아개발은행은 비단 금융 기능을 수행할 뿐 아니라, 역내 국가들의 경제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개별 국가의 경제 문제와 경제정책을 분석하여 지역 국가간의 상호이해와 협력관계를 증진하는 데에 크게 기여 할 수 있다. 한 거름 더 나아가 동북아에는 시장경제체제로 전환 중에 있는 중국, 러시아, 몽고와 북한이 있으므로 개발은행은 각종 연수 프로그램을 통하여 시장경제의 운용 원리, 경영 방식, 제도, 관행 등을 이들 국가에게 전수(傳授) 할 수 있고 다른 한편 이들 국가가 당면한 문제들을 연구, 검토하여 선진국들의 이해와 지원을 유도 할 수도 있다. 이들 사회주의 국가들이 조속한 시일 내에 세계경제질서에 통합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동북아의 OECD 국가들의 책무라 할 수 있다.  

넷째로 지금은 bilateral 의시대가 아니라 Multilateral 의 시대이다. 선진국이 역내 개도국의 경제개발에 참여함에 있어서 쌍무적 접근보다 다자간 접근이 바람직하다. 앞으로  국제거래에 투명성이 요구 되는데, 선진국이 창무적인 방법으로 이권을 추구하면 경제적 침략 또는 지배라는 오해를 받기가 쉽고 국제관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 동북아개발은행은 참가국간의 정보 교환과 다자간 협의를 통해 그러한 위험성을 덜어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끝으로  일본과 한국은 북한과 관련하여 동북아개발은행을 필요로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먼저 일본은 언제인가는 북한과 국교정상화를 실현해야 할 처지에 있다. 그럴 경우 북한에 대한 무상 및 유상 원조가 필요하게 될 것인데 일본은 유상 원조의 경우 북한에 직접 공여 하는 것 보다  동북아개발은행을 통해서 제공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렇게 하면 원조자금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북한에 대해 다국적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북한의 개혁 개방을 촉진하게 될 것이다.  한국의 경우에는  앞으로 남북간의 경제 협력 내지 경제적 통합이 진전(進展)되면 북한의 개발 비용의 큰 부분을 부담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데 만약 동북아개발은행이 창설 된다면 한국은 어느 정도 부담을 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북한에 대한  다국적 접근을 통해 개혁 개방을 촉진 할 수 있다.

<제기된 문제 >

지금까지의 논의 과정에서 제기된 주요 문제점은 다음의 네 가지로 요약 될 수 있다 .  각 문제를 차례로 검토하기로 한다

(1) 출자부담이 문제되지 않는가 ?

ADB의 선례를 따른다면  출자부담이 이외로 크지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참고로 ADB의  2001년 말 현재의 자본 구성을 보면 <표-6 >과 같다. 이 표에서 (1)수권자본은 주주총회 (출자국 각료회의)에서 결의한 금액이고, (2) 청약자본은 실제로 참가국이 주식을 인수하기로 약정한 금액이다. 청약자본은 두 부분으로 나뉘어진다. (A) 하나는 불입자본 인데 이것은 참가국이 현금으로 주식을 매수한 금액. (현금 출자액) 이고  5년 분할로 납입하게 된다. (B) 나머지 부분은 이른바 Callable 자본인데 이것은 주식대금을 현금으로 납입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은행이 채무이행상 불가피하여 요구가 있을 때 주식 대금을 납부하겠다고 약정하는 금액이다.  그것은 일종의 지급보증과 같은 것이고 현금 지급을 수반하지 않는다. 현존 개발 은행들이 모두 callable 자본금 제도를 채용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현금 불입을 요구한 일이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표-1 ADB의 자본금 구성>

(2001년 12월 31일 현재, 단위 $억)

 

자본금

비중(%)

  1. 수권자본

438

 

  1. 청약자본

436

100

     A. 불입자본

  30

   7

     B. Callable 자본

406

 93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ADB 주주국(株主國)이  지금까지  부담한 현금  출자는 30억 달러 즉,  청약 자본금의 의 약 7%에 불과 하다. 설립 당시의 청약 자본금은 10억 달러이고 현금출자와 Callable 자본의 비율을 50대 50으로 하였으나 그 후의 수차의 증자에 있어서는 현금출자비율을 대폭 축소해 왔기 때문에 현재의 7%라는  낮은 율에 이르게 된 것이다. (어떤 경우에는 증자 전액을 callable 자본으로 한 예도 있었다 한다)

ADB는 청약자금의 범위 내에서 국제금융 시장에서 기채(起債)할 수 있는데, 현금 출자가 소액임에도 불구하고 ADB가 발행하는 공채가 AAA의 평가를 받는 이유는 ADB의 주주가 선진국을 포함한 주권 국가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동북아개발은행을 설립할 경우 역내 참가국의 출자 부담은 얼마나 될까?  이에 대한 대답은  (1) 자본금의 규모, (2) 역내 및 역외 참가국에 대한 자본 배분 비율, (3) 현금 납입자본과 대기자본( callable capital)의 구성 비율,  (4) 그리고 각국에 대한 배정 기준 (1인당 국민소득, 외환보유고 등)에  달려 있다.  이 요인들이 주어지지 않는 이상 각국의 출자부담을  확정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위에 제시한 ADB의 선례를 따른다면 현금출자부담은  크지 않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가령 동북아개발은행의 창업 자본금을 $200억, 현금자본과 Callable 자본의 비율을 50대 50, 일본의 출자비율을 20%( ADB의 경우는 16%), 현금자본 5년 분할 납입을 가정한다면, 일본의 출자액은 $40억, 현금 출자는 $20억, 5년 분할 년차 부담은 $4억이 된다. 창업자본금을 $400억으로 증액한다면 위의 숫자는 배가 된다.

한국의 출자액을 일본의 반으로 가정한다면  창업자본 $200억의 경우, 총 출자액은 $20억, 현금 출자액은  $10억, 5년 분할 납입액은 $2억이라는 계산이 된다. 중국의 출자 부담액은 한국의 경우보다 약간 많을 것이다. 이상은 하나의 가정에 불과하지만 그러나  출자부담이 결코 크지않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ADB는 1966~1999년간 $30억의 불입자본금을 밑천으로 하여 국제자본시장에서 $594억을 조달, 역내 국에 공급하였다.  불입 자본금의 19.8 배의 자금을 동원 할 수 있는 것은 주권국가가 주주이므로 공신력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이 참가하지 않으면 그러한 공신력을 발휘할 수 없을 것이다.

 (2) 기존 개발금융기관(ADB등)과 중복되지 않는가?

이 질문에 대하여는 세계은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중남미 개발은행, 아프리카개발은행, 유럽개발은행, 아시아개발은행이 설립되었는지 그 이유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유 인즉, 지역적 특수성에 적합한 개발은행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동북아의 특수성은 너무나 명백하다. 동북아 경제 발전을 위해 광대한 지역에 분포된 자원을  생산으로 연결하는 인프라 구축이 급선무인데  중국과, 러시아가 너무나 크기 때문에 기존 개발금융기관의 재력 만으로는 방대한 자금 수요를 감당할 수가 없다. 선진국, 중진국, 후진지역이 공존할 뿐 아니라, 사회주의 국가는 체제 전환의 난제를 안고  있다.  앞으로  중국을  비롯한 동북아 지역에 진출하는 강대국들의 상호 이해와 협조의 필요성이 증대할 것이다. 요컨대  한자 문화권이라 할 수  있는 이 지역이 불행한 현대사를 청산하고 지역협력을 통하여 지역 전반의 경제발전을 촉진하자면 이 지역의 특수성에 적합한  개발은행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3) ADB에 동북아 개발을 위한 특별기금을 설치하면 되지 않는가

이 질문은 ADB에서 나온 반응인데 이에 답하자면 특별기금과 자본출자사이의 차이를 식별할 필요가 있다. 위에서 본 보와 같이 ADB는 창설이후 1999년 말 까지 불과 30억 불의 현금 납입 자본으로 약 20배에 달하는 594억 불의 융자를 회원국에게 실시하였다. 약간 다른 각도에서 2001년 한재의 ADB 재무 제표를 보면 미상환 채무액은 $248역인데 이것은 불입자본금 30억불의 8배이고 국제결재은행이 설정한 자본-부채 비율과 일치한다.  다시 말하면 자본금의 경우에는 그 8배의 자금을 조달하여 회원국에 대출 할 수 있다. 그러나 특별기금의 경우에는 한나라에서 받아서 다른 나라로 이전하면 그뿐이고 자본의 경우와 같은 승수효과가 없다,

참고로 ADB는 1999년 까지 회원국으로부터 특별기금 227억 불을 출연 받아 동 액을 개도국에 전달하였다. 여기에는 아무런 승수효과가 없다. 뿐만 아니라 ADB가 한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기금을 설립한다는 것은 정치적으로 도 쉽지 않을 것이다. 동북아개발은행은 다른 개발은행과 마찬가지로 원조자금의 기탁을 환영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이 은행의  본령이 될 수는 없다.  동북아개발은행은 어디까지나 공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을 본업으로 해야 할 것이다.

(4) 일본과 미국이 참가하겠는가?

일본의 회의 참가자들은  당초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지금은 반드시 그렇지 않다. 정치 권에서도 찬성자가 늘어 가고 있다. 미국이 어떠냐 하면 미국은  ADB, EDB 설립의 경우에도 당초에는 부정적 반응을 보이다가 나중에 찬성으로 돌아서는 패턴을 보여 왔다. 이번에도 만약  일본이 Initiative를 취한다면  미국은 참가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반대로  만약 미국이 긍정적 반응을 보인다면 일본은 적극적으로 나올 것이다. 그러므로 이 제안의 성패여부는 일.미 양국의 태도에 달려있다는 것이 회의 참가자들의 일반적  관측이다.

생각컨대 일본과 미국은  중국의 광대한 시장과 다양한 투자 기회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일본은 해마다  미국 및 근린 국 과의  교역에서 무역흑자를 축적해 왔고 세계최대의 외화 자산 국이 된 지금, 과거 역사를 생각해서라도 외화자산(2002/8 현재 외환 부유고 $4609) “九牛의 一毛”를 동북아 발전을 위해 출자할 명분은 충분히 있다. 미국은  동북아 개발은행에 참여 함으로서 중국 진출의 제도적 거점을 얻게 되는 것이니 얼마 안 되는 출자부담 때문에 참가를 거절 할 것 같지는 않다.  요컨대 일본,미국, EU, 등이 동북아에 진출할 경우 다자간 협력 과 조정의 필요가 커질 것이니, 동북아개발은행과 같은 다자간 협력기구가 생기는 것을 마다할  이유는 없을 것 이다.

국제회의 참가자들의 절대 다수는 동북아개발은행 설립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일본이 과연 이 제안을 받아드리고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하느냐에 대하여는 모두가 의문을 던지고 있다. 그것은 결국 경제 대국 일본이 앞으로 동북아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느냐의 문제와 관련된다. 일본은 과거와 같이 해마다 국제수지 흑자를 내어 미국의 채권을 사고, 동북아에 대하여는 중국 시장과  투자의  선점(先占) 외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일 수도 있고, 아니면  동북아에서 자국 이익을 추구하는 동시에 다른 한편 동북아 전체의 경제발전을 지원하고 역내 국가간의 이해 광계의 조절을  도모하는 지도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만약 일본이 후자의 방향을 택한다면 일본 정치 지도자들이 우리가 제시하는 동북아개발은행 설립 안을 받아드릴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결 론

중국 대륙에 혹 같이 붙어있는 한반도는 중국경제가 기침을 하면 고뿔에 걸릴 위치에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동해 건너 일본과 태평양 건너 미국을 바라보고 살아 왔지만 앞으로는 황해 건너 편 중국을 포함한 동북아로 눈을 돌릴 때가 온 것이다.

우리는 21세기를 살아가는 국가 전략의 하나로 한반도를 동북아 물류중심지로 개발해야 하는 한편 동북아 국제협력 방안의 일환으로 동북아 개발 은행의 설립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 현 정부도 이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드리고 있고 한나라 당 이회창 후보도 국회연설에서 동북아개발은행 설립의 필요성을 제기한 일이 있다.

중국 지도자들은 물론 이 제안에 찬성을 보이고 있고 특히 天津市는 지금부터 동북아개발은행을 천진으로 유치하려고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본에서도 NIRA (總合硏究開發機構-National Institute for Research Advancement ) 와 같은 유력한 연구기관이 이 제안을 추진 중에 있고 이를 지지하는 정치 지도자의 수가 늘어가고 있다. 언제인가는 한.중.일 3개국 정상화담에서 이 제안이 논의되지 않을 까 한다. 정치 지도자들의 리더십을 바랄 뿐이다.